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98

감독: 조일형

출연: 유아인, 박신혜, 전배수, 이현욱 외

네이버 평점: 7.10

 

 

영화를 리뷰하기에 앞서, 코로나로 인해 한국 영화산업이 휘청대고 이렇다 할 신작이 개봉하지 않고 있을 때 <#살아있다>가 개봉했다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사냥의 시간 등은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를 택했고, 개봉이 예정된 기대작들은 차일피일 개봉을 미루는 시기였기에 더 반가웠을 겁니다.

굳이 장르로 따지자면 <#살아있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은 종말 이후의 세계를 다룬 영화를 칭합니다. 아포칼립스는 세계의 종말, 파멸을 뜻합니다. 포스트는 ~후를 의미하죠. 물론 <#살아있다> 세계관에서 사람들이 좀비화 된 것은 서울의 일부 지역이지만 그 일부지역에서만 영화가 전개되므로 영화 전반에서 풍기는 느낌은 세계의 종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의 주요 시놉시스는 이렇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좀비가 된 상황에서 인간으로 살아남은 유아인과 박신혜가 서로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동료애를 느끼게 되고 살아갈 의지를 다집니다. 그렇다고 감독은 쉽게 사람의 마음을 열지는 말 것을 주문합니다. 다른 층의 사람을 만나 마음을 놓았다가 두 주인공은 호되게 당하게 됩니다. 사람과 좀비, 좀비와 사람은 서로 대척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적’으로서의 동일한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 관전 포인트 ◆

 

1. 주인공의 열연

스토리를 떠나 유아인과 박신혜의 감정연기는 물 올랐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능숙합니다. 찐따 백수같은 유아인의 멍~한 연기와 차갑고 도도하면서 한편으론 소녀적 감수성을 지닌 박신혜의 연기는 서로 절묘한 감정선을 그리며 영화를 긴장감있게 끌고 나갑니다. 이미 톱클래스의 남녀 배우이지만,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봅니다.

 

2. 속도감 있는 전개

빠른 좀비 캐릭터는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이 낳은 업적이기도 합니다. <#살아있다>에서도 좀비는 일반인 수준의 스피드와 운동신경을 지닌 개체로 등장합니다. 게다가 일부 좀비는 사람 시절의 습관을 잊지 않고 있어 생존자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소방대원 출신의 좀비가 레펠선을 잡고 등선하며 박신혜에게 위협을 가하려 아파트를 올라가기도 합니다. 속도감있는 등장인물의 움직임과 빠른 전개로 인해 개인적으로는 지루할 틈 없이 꽤 흥미롭게 영화를 완주했습니다.

 

3. 현실의 반영

코로나와 좀비바이러스는 닮아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외출을 못하는 현대인들의 고충을 잘 반영했다고 생각합니다. 엄밀히 개봉시기와 맞물렸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크랭크인할 때 코로나는 생각지 못한 변수였을테니까요.

 

 

◆ 아쉬운 점 ◆

 

1. 바보야, 문제는 개연성이야!

<#살아있다>는 누적관객 190만명을 동원하며 나름 흥행했지만 관람객의 평은 좋지 못합니다. 그 중 가장 큰 요인이 개연성입니다. 연약한 외모의 박신혜가 좀비와 수십대 일로 싸우며 도끼로 좀비들의 머리통을 박살 내는가 하면 8층의 생존자가 나타나는 장면.. 등 그냥 지나치기엔 납득이 되지않는 장면이 제법 있습니다. 생존 스릴러일수록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해야 합니다.

 

2. 진부한 스토리

완성도 높은 영화의 조건 중의 하나가 반전이나 역설, 시대에 대한 풍자적인 요소가 얼마나 능숙하게 영화 속에 배치되었는가입니다. 아쉽게도 <#살아있다>의 시놉시스는 아주 단순합니다. 마을 전체가 좀비화되었고, 생존자는 구조를 기다리고, 결국 구조되는 겁니다. ‘생존자체에 집중하기엔 주인공의 사투가 약했고, 생존 이외의 의미를 느끼기엔 단조로운 스토리라인이 깊이감을 저해합니다. 차라리 날 것 그대로의 생존을 느끼기 위해 조금 더 자극적인 영상, 소재를 가미하는 것이 나았을 것 같습니다.

 

3. 동종 영화에 비해 낮은 완성도

이 영화에서는 부산행과 같은 쇼킹함도, 엑시트와 같은 숨막히는 스릴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생존 스릴러 좀비물인데 주인공들은 방안에서 시간을 때우는 동안 다소 루즈한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전반적으로는 B급 킬링타임으로 나쁘지 않지만, 영상, 음향, 시나리오, 편집, 연출 등 조목조목 따져보면 무엇하나 잘 만든 구석이 없는 영화입니다.

 

 

총평하자면 영화 <#살아있다>,

-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대한 상상도를 제시하고

- 종말 세계에서 인간미를 묻는다는 의미로 영화를 제작했지만

- 다소 진부한 구석이 있고 때론 루즈한 면도 있는

- 시간 때우기에는 무난한 B급 킬링타임용 영화다.

 

무난하게 주말에 시간 때우실 분은 보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리며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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