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졌냐? 짜샤~ 뭐해? 얼른 다시 일어나지 않고?



영화 시동의 감독 최정열이 이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압축하면 위와 같을 것입니다.

얼핏 보았을 때 영화 <시동>은 
흔한 B급 성장드라마로 보이기도 합니다. 

마동석과 박정민 조합은 연신 웃음을 선사하고 
정해일과 박정민은 삐뚤어진 청소년기의 맥을 짚어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영화를 관통하는
타 성장무비와 차별화되는 철학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해"라는 메시지죠.
이는 곧 본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치환됩니다.

웹툰 원작의 시동. 적절한 개그와 배우들의 열연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럼 영화 <시동> 감상의 포인트를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1. 박정민의 연기력에 찬사를

송강호, 이병헌, 최민식, 이정재 등
현재 톱을 달리고 있는 배우들의 자리를 
채워넣을 수 있는 차세대 연기자를 꼽자면
김수현, 강하늘, 여진구, 유승호, 유아인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차세대 진영에 
박정민도 당연히 합류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설의 주먹, 그것만이 내세상, 파수꾼 등으로 
이미 연기력을 검증받은 바 있는 박정민은 
3류 철딱써니 없는 양아치 역할 
역시 잘 소화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직 나이가 어린만큼 얼마나 성장해갈지 주목할 만 한 배우입니다.



2. 청춘이여, 홀로 서는 법을 배우거라.


시동에서 강조하는 메시지는 "네 스스로"입니다.
여느 영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성장을 할 때
주변에서 도와주고 협업하는 광경과 사뭇 다릅니다.
사춘기의 삐뚤어진 소년들에게 펼쳐진 세상은 
날 것 그대로의 약육강식의 세상입니다. 
극 중 거석이형(마동석 분)은 
초반에는 코믹을, 후반에는 드라마를 변주합니다.
알고보니 조직폭력단 보스급이었던 그.
꼭 박정민의 위기를 도와줄 것 같았지만 
감독은 관객의 추측에 물을 끼얹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
이렇게 관객의 바람을 틀어내며
최감독은 약간의 반전과 함께
신선한 피날레를 향해 극을 전개해 갑니다.  

무식하게 힘도 세면서 이렇게 개그코드까지 완벽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 마동석을 대체할 만 한 배우가 한국에 있을까?



3. 또 가족愛, 그래서 진부한 이야기


가벼운 유머와 개그로 치장한 B급 무비 시동이
돌고돌아 결국 안착하는 주제는 바로 '가족'입니다.
여느 한국 영화처럼 신파를 걷어낸 것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영화 주제가 한국 영화의 최고 단골 소재인 '가족'으로 귀의함에 따라 
진부하고 식상해진 것은 아쉽습니다.
샛노란 머리 양아취 택일이도, 
일수 사채업 알바를 뛰는 막나가는 청춘 상필이도
결국 최고의 가치를 두었던 것은 가족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주제가 너무 흔해진 만큼 
다른 주제를 넣었으면 어땠을려나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4. 뻔하다. 그렇지만 마동석은 마동석!


영화 범죄도시에서 마동석은 살기 가득한 조선족 3명을 짓누르기 위해
몸집을 어마어마하게 불렸습니다.(안그래도 덩치가 큰 양반이..)
그리고 리드미컬하게 강약 쪼아가며 영화 전체를 하드캐리 해갑니다.
큰 덩치에 힘쓰는 역할(조폭, 경찰) 거기에 코믹 캐릭터
마동석을 수식하는 아주 진부한 표현이 되어버렸죠.  
극 중 조폭 간부로 분한 마동석의 힘은 시동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길바닥 인생에 시골 중국집 주방장에 알고보니 조폭 간부더라,,
라는 다소 하류인생을 연기하는 거석이 형이지만
영화를 본 후 역시 마동석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믹함을 갖춘 무식한 덩치 근육맨.
아직까지 한국에 마동석을 능가할만한 배우는 보이지 않습니다.

차세대 배우 박정민, 그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주제가 진부했지만 신파를 걷어내 
불필요한 감정소모는 없었습니다.


군데군데 적절하게 배치한 유머에
영화 상영 내내 관객들은 질리지 않고 극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박정민이라는 차세대 주자와
마동석이라는 톱클래스 배우의 리드미컬한 연기 앙상블은 
이 영화를 감상하는 또하나의 포인트입니다.

무겁고 진중한 철학 메시지를 던지는 대신
가벼운 웃음을 통해 갈 곳 잃은 청춘들의 성장드라마를 조명한 영화 시동!



더운 여름 날, 고민없이 웃고 싶을 때 추천하는 
킬링타임용 영화로 딱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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